경기 기반 훈련의 학술적 근거와 한계
도입
경기 기반 훈련(Game-Based Training, GBT)은 팀 스포츠 코칭에서 전통적인 분절 훈련(drill-based training)의 대안으로 부상한 접근법이다. Teaching Games for Understanding(TGfU), Game Sense, Tactical Games Model 등 다양한 이름으로 불리는 이 접근법들은 하나의 공통된 전제를 공유한다. 기술은 경기 맥락 안에서 가르쳐야 한다는 것이다 (Kinnerk et al., 2018).
이 전제의 매력은 분명하다. 경기에서 요구되는 의사결정, 지각, 행동이 분리된 드릴에서는 재현되지 않는다. 콘을 돌아 드리블한 뒤 슈팅하는 연습과, 수비수의 위치를 읽고 공간을 만들어 슈팅하는 것은 같은 동작이 아니다. Bennett과 Fransen(2023)의 표현을 빌리면, 기술 (technique)과 스킬 (skill)은 다르다. 기술은 협응 패턴이고, 스킬은 그 패턴을 상황에 맞게 적응시키는 능력이다. GBT는 바로 이 적응 능력을 훈련하겠다는 선언이다.
그러나 선언과 근거는 다른 문제다. GBT가 현장에서 널리 채택되고 있음에도, 그 효과를 뒷받침하는 학술적 근거는 어떤 영역에서 강하고 어떤 영역에서 취약한가? 이 글은 현재까지 축적된 연구를 근거로, GBT가 실제로 무엇을 할 수 있고 무엇을 할 수 없는지를 정리한다.
GBT는 의사결정 훈련에서 가장 강한 근거를 가진다
GBT의 학술적 정당성은 의사결정(decision-making) 영역에서 가장 견고하다.
Manninen 등(2024)의 체계적 문헌 고찰 및 다층 메타분석은 28개 연구, 1,600명의 참가자를 대상으로 경기 기반 접근법(GBAs)과 전통적 기술 접근법(TSA)을 비교했다. 결과는 명확하다. GBA 참가자는 의사결정에서 약 16% 개선된 반면, TSA 참가자는 약 5% 개선에 그쳤다. 포함된 29개 효과크기 중 79%가 GBA에 유리한 방향을 보였다.
Kinnerk 등(2018)의 경쟁적 팀 스포츠 환경에 대한 체계적 고찰도 같은 방향을 가리킨다. 전술 학습을 조사한 6편의 연구 중 5편에서 의사결정과 전술 인식의 유의미한 향상이 보고되었다. 오프더볼 방어 조정, 지원 플레이(support play), 전술적 행동 전반에서 긍정적 변화가 관찰되었다.
이 결과는 직관적으로도 이해할 수 있다. Gabbett 등(2009)이 정리한 바에 따르면, 전통적 기술 지시 훈련은 분당 3.4회의 기술 실행 기회를 제공하지만 의사결정 기회는 0이다. 반면 GBT는 기술 실행 빈도가 분당 1.1회로 낮지만, 훈련 세션 전체에서 535회의 의사결정 기회를 제공한다. 의사결정을 연습할 기회가 없는 훈련에서 의사결정 능력이 향상될 것이라 기대하기는 어렵다.
중요한 점은, 이 근거가 주로 체육 수업과 청소년 스포츠에서 도출되었다는 것이다. Kinnerk 등(2018)의 리뷰에 포함된 23편 중 13편이 청소년 대상이었고, 엘리트 성인 환경의 연구는 7편에 불과했다. Manninen 등(2024)도 체육 및 청소년 스포츠 설정이 주요 맥락이었다. 엘리트 축구에서의 의사결정 효과를 직접 검증한 연구는 여전히 제한적이다.
체력 향상: “열등하지 않다”는 것과 “충분하다”는 것은 다르다
GBT의 체력 훈련 효과에 대한 논의는 주로 소규모 대형경기(Small-Sided Games, SSGs)를 중심으로 이루어진다. SSGs는 GBT의 가장 대표적인 실행 형태다.
Hill-Haas 등(2011)의 체계적 고찰과 Clemente 등(2021)의 umbrella review는 일관된 결론을 내린다. SSGs 기반 프로그램은 VO2max 등 유산소 능력 향상에서 전통적 러닝 기반 인터벌 훈련과 동등한 효과를 보인다. Gabbett(2006)의 연구에서는 GBT 그룹이 10m, 20m, 40m 스피드, 근력, VO2max 모두에서 유의한 향상을 보였다 (Gabbett et al., 2009).
그러나 “동등하다”는 결론에는 중요한 단서가 붙는다.
첫째, 신경근 적응에서 결과가 비일관적이다. Clemente 등(2021)은 점프, 선형 스프린트, 반복 스프린트 능력(RSA), 방향 전환 능력에서 이질적(heterogeneous) 결과를 보고했다. SSGs만으로 모든 체력 요소를 훈련할 수 있다는 주장은 근거가 부족하다.
둘째, 고강도 반복 스프린트 요구를 충족하지 못한다. Gabbett 등(2009)은 엘리트 여자 축구에서 경기 중 반복 스프린트 빈도가 경기당 4.8회인 반면, GBT에서는 1.0회에 그쳤다는 결과를 인용한다. 이는 국제 수준 경기의 가장 극단적인 신체적 요구를 SSGs만으로 준비하기 어렵다는 것을 의미한다.
셋째, 강도 통제가 어렵다. Hill-Haas 등(2011)은 SSGs의 운동 강도 변동성이 전통적 훈련 방법보다 더 크다고 지적한다. 코치가 개별 선수의 운동 강도를 정밀하게 통제하기 어렵다는 뜻이다. Rumpf 등(2025)은 피치 크기, 선수 수, 규칙 변경 등 제약 조건의 조작이 생리적, 신체적 반응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보여주었지만, 동시에 포함된 56개 연구 중 24개가 심각한 방법론적 우려를 가지고 있었다는 점도 밝혔다.
현장에서 SSGs를 체력 훈련 도구로 활용하는 프로 축구 코치들의 실제를 보면, 이 한계는 이미 인식되고 있다. Nunes 등(2024)이 인터뷰한 5명의 UEFA Pro 자격 코치 모두 SSGs를 훈련 주간의 특정 시점(주로 MD-4, MD-3)에 배치하되, 이를 유일한 체력 훈련 수단으로 사용하지는 않았다. 핵심은 SSGs가 전통적 컨디셔닝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전술적 맥락 안에서 체력 자극을 동시에 제공하는 보완적 도구라는 점이다.
기술 발달: GBT의 가장 불확실한 영역
역설적이게도, GBT가 가장 약한 근거를 보이는 영역은 기술(skill/technique) 발달이다. 이는 경기 안에서 기술을 가르치겠다는 GBT의 핵심 약속과 직접 충돌한다.
Kinnerk 등(2018)의 리뷰에서 기술 실행을 조사한 6편 중 2편만이 유의미한 향상을 보고했다. Manninen 등(2024)의 메타분석에서도 경기 상황 내 기술 실행에서 GBA와 TSA 간 의미 있는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다. 양쪽 모두 약 10.9% 대 10.8%로 거의 동일한 개선을 보였다. 독립적 기술 검사에서는 GBA가 TSA보다 약간 나은 결과를 보였으나, 효과크기는 작았다.
문제는 이 “차이 없음”을 어떻게 해석하느냐다. GBT 지지자는 기술 발달이 저하되지 않으면서 의사결정까지 개선되므로 GBT가 우월하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 논리는 기술 발달의 기준선 자체를 묻지 않는다. 체육 수업에서 12주 동안 비숙련 학생들이 보이는 10%의 기술 개선이, 엘리트 선수가 경쟁 환경에서 필요로 하는 수준의 기술 정교화와 같은 의미인가?
Barrett 등(2025)의 연구는 이 간극을 현장에서 확인한다. Gaelic football의 고성능 코치 8명을 인터뷰한 결과, 코치들은 경기 형태를 주로 사용하면서도 기술 개발을 특별히 목표로 하는 경기 설계 사례를 거의 보고하지 못했다. 대부분의 경기는 전술적, 신체적 요소를 우선으로 설계되었고, 기술은 “높은 수행 기준을 요구하면 자연스럽게 개발될 것”이라는 암묵적 가정 위에 놓여 있었다. 이는 가정이지, 근거가 아니다.
Parry 등(2025)은 이 문제에 대해 보다 정교한 프레임워크를 제안한다. 비대립적 연습(unopposed practice)을 단순 반복이 아닌 탐색적 과정으로 재개념화하고, 대립적 연습(opposed practice)이 제공하는 살아있는 운동 문제(alive movement problems)와 결합할 것을 권고한다. 핵심은 비대립적 연습이 대립적 연습에 반드시 선행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 둘 다 의도적으로 설계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실행의 문제: 좋은 아이디어가 자동으로 좋은 실행이 되지는 않는다
GBT의 근거를 논할 때 간과되는 영역이 있다. 코치가 이를 얼마나 잘 실행할 수 있는가의 문제다.
Kinnerk 등(2018)은 포함된 23편의 연구 중 4편만이 코치의 GBA 실행에 대한 벤치마크 검증 절차를 보고했다고 지적한다. 관찰 연구 중 실행 충실도(fidelity)를 검증한 연구는 단 하나도 없었다. 이것은 연구 설계의 문제이기도 하지만, 현장에서의 실행 품질이 연구 결과만큼 보장되지 않는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GBT의 핵심 도구인 질문(questioning)이 대표적이다. 질문은 선수의 사고를 촉진하고 독립적 문제 해결을 돕는 핵심 교육학적 전략이다 (Kinnerk et al., 2018). 그러나 현장에서의 실행은 녹록하지 않다. 코치들은 질문의 설계와 타이밍에서 어려움을 겪고, 계획되지 않은 질문이 비효과적 피드백으로 이어지며, 한 사례에서는 코치가 질문 요구에 압도되어 선수의 응답을 경청하지 못하는 상황도 발생했다 (Kinnerk et al., 2018). Pill(2016)의 연구에서 코치가 GBA 계획 형식에 적응하는 데 약 1년이 소요되었다는 보고는 이 전환이 단순한 방법론 교체가 아님을 보여준다.
Manninen 등(2024)의 메타분석에서 발견된 흥미로운 조절변수도 이 맥락에서 의미를 갖는다. 경험 많고 훈련된 중재자를 사용한 연구가 오히려 경험 부족한 중재자를 사용한 연구보다 작은 효과를 보였다. 이는 숙련된 중재자가 TSA도 잘 구현했기 때문일 수 있다. 다시 말해, GBT의 우위는 부분적으로 비교군의 실행 품질에 의존한다.
Lindsay와 Spittle(2024)은 이 지점에서 실용적 관점을 제시한다. 엘리트 코치들은 현장에서 이미 전통적 접근법과 현대적 접근법을 혼합 사용하고 있다. 코칭은 특정 접근법의 엄격한 준수가 아니라, 선수의 학습 요구와 발달 단계에 맞는 판단이다. 이들이 제안한 7가지 통합 원칙 중 하나는 “명확한 훈련 의도 설정”이다. SSGs는 전술과 전략 기술 개발에 효과적이지만, 피트니스 적응은 구조화된 드릴이 더 효과적일 수 있다. 도구의 선택은 목적에 따라 달라져야 한다.
현장 시사점
현재까지의 근거를 종합하면, GBT에 대한 현장의 판단은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다.
GBT는 의사결정과 전술 인식 훈련에서 전통적 방법보다 우월한 근거를 가진다. 선수에게 경기 맥락 안에서 문제를 해결할 기회를 제공하는 것은 의사결정 능력 향상의 필수 조건이다. 이 점은 부정하기 어렵다.
그러나 GBT를 모든 훈련 목표에 대한 만능 해법으로 취급하는 것은 근거를 넘어선 주장이다. 체력 훈련에서 SSGs는 유산소 능력의 보완적 도구로 유용하지만, 고강도 반복 스프린트나 신경근 적응의 단독 수단으로는 불충분하다. 기술 발달에서는 GBT가 전통적 방법보다 열등하다는 증거는 없지만, 우월하다는 증거도 없다. “경기를 하면 기술이 자연스럽게 발달한다”는 가정은 검증되지 않았다.
실행의 관점에서, 코치는 GBT를 도입할 때 경기 설계 능력, 질문 전략, 피드백 타이밍에 대한 의도적 학습이 필요하다. 이 전환에는 시간이 걸리며, 지원 없이는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 협력적 멘토링이 독립적 코치 교육보다 효과적이라는 점은 여러 연구에서 확인된다 (Kinnerk et al., 2018).
현실적 제안은 이것이다. GBT와 전통적 훈련을 대립 구도로 놓지 말 것. 의사결정을 훈련해야 할 때는 경기를 사용하고, 특정 체력 요소를 정밀하게 자극해야 할 때는 구조화된 훈련을 사용하며, 기술의 탐색과 적응이 필요할 때는 비대립적 연습과 대립적 연습을 의도적으로 조합할 것 (Parry et al., 2025; Lindsay & Spittle, 2024). 도구는 목적에 봉사해야 하며, 그 반대가 되어서는 안 된다.
한계와 열린 질문
현재 GBT 연구에는 구조적 한계가 존재한다. 이를 인식하는 것은 근거를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근거의 경계를 정확히 파악하는 일이다.
맥락의 대표성. 대부분의 GBT 효과 연구는 체육 수업이나 청소년 스포츠에서 수행되었다 (Manninen et al., 2024; Kinnerk et al., 2018). 엘리트 성인 축구에서의 직접적 검증은 제한적이다. 13세 학생의 체육 수업에서 확인된 의사결정 향상이 엘리트 프로 선수에게 동일한 크기로 나타날 것이라고 가정할 수 없다.
방법론적 질. Clemente 등(2021)의 umbrella review에서 포함된 12편의 SR/SRMA 중 5편은 critically low, 7편은 low로 방법론적 질이 평가되었다. 실행 충실도 보고의 부재, 통제군 설계의 취약함은 GBT 연구 전반에 걸친 문제다.
장기 효과의 부재. 대부분의 중재 연구가 5주에서 한 시즌 정도의 기간을 다룬다. 기술과 전술의 보유(retention)를 평가한 연구는 거의 없다 (Kinnerk et al., 2018). GBT가 짧은 기간의 개선을 만들 수 있다는 것과, 그 개선이 장기적으로 유지된다는 것은 별개의 질문이다.
측정의 한계. 의사결정은 주로 이분법적 도구(적절/부적절)로 측정된다. Manninen 등(2024)이 지적했듯이, 이 도구는 고도의 기술과 창의성을 가진 선수들의 의사결정 뉘앙스를 포착하기 어렵다.
훈련-경기 전이의 검증 부재. SSGs에서의 기술적, 전술적 향상이 실제 경기 수행으로 전이되는지를 체계적으로 검증한 연구는 부족하다 (Hill-Haas et al., 2011). 훈련에서의 개선과 경기에서의 개선 사이에는 검증이 필요한 간극이 존재한다.
아직 답이 없는 핵심 질문은 이것이다. GBT와 전통적 훈련의 최적 비율은 무엇인가? 선수의 발달 단계에 따라 이 비율은 어떻게 달라져야 하는가? 경기 설계의 질이 결과에 미치는 영향은 얼마나 큰가? 이 질문들에 대한 답이 나올 때까지, 현장의 판단은 근거를 존중하되 근거를 넘어선 확신은 경계하는 방향이어야 한다.
References
Barrett, S., Kinnerk, P., & Kearney, P. E. (2025). Developing skill within the context of a Game-Based Approach. International Journal of Sports Science & Coaching. https://doi.org/10.1177/17479541241311673
Bennett, K. J. M., & Fransen, J. (2023). Distinguishing skill from technique in football. Science and Medicine in Football. https://doi.org/10.1080/24733938.2023.2288138
Clemente, F. M., Afonso, J., & Sarmento, H. (2021). Small-sided games: An umbrella review of systematic reviews and meta-analyses. PLOS ONE. https://doi.org/10.1371/journal.pone.0247067
Gabbett, T., Jenkins, D., & Abernethy, B. (2009). Game-based training for improving skill and physical fitness in team sport athletes. International Journal of Sports Science & Coaching, 4(2). https://doi.org/10.1260/174795409788549553
Hill-Haas, S. V., Dawson, B., Impellizzeri, F. M., & Coutts, A. J. (2011). Physiology of small-sided games training in football. Sports Medicine, 41(3). https://doi.org/10.2165/11539740-000000000-00000
Kinnerk, P., Harvey, S., MacDonncha, C., & Lyons, M. (2018). A review of the game-based approaches to coaching literature in competitive team sport settings. Quest, 70(4). https://doi.org/10.1080/00336297.2018.1439390
Lindsay, R., & Spittle, M. (2024). The adaptable coach: A critical review of the practical implications for traditional and constraints-led approaches in sport coaching. International Journal of Sports Science & Coaching. https://doi.org/10.1177/17479541241240853
Manninen, M., Yli-Piipari, S., Hemphill, M. A., & Penttinen, S. (2024). The effect of game-based approaches on decision-making, knowledge, and motor skill: A systematic review and a multilevel meta-analysis. European Physical Education Review. https://doi.org/10.1177/1356336X241245305
Nunes, R., Teixeira, J. E., Afonso, J., & Clemente, F. M. (2024). Coaches’ perspectives of the use of small-sided games in the professional soccer training environment. Journal of Kinesiology and Exercise Sciences. https://doi.org/10.5604/01.3001.0054.9610
Parry, K. H., Otte, F. W., & Headrick, J. (2025). The value of opposed and unopposed practice: An ecological dynamics rationale for skill development. Quest. https://doi.org/10.1080/00336297.2024.2420759
Rumpf, M. C., Cronin, J. B., Mohamad, I. N., Mostaert, M., Oliver, J. L., & Hughes, J. D. (2025). The effect of relative pitch size on physiological, physical, technical and tactical variables in small-sided games: A literature review and practical guide. Frontiers in Sports and Active Living. https://doi.org/10.3389/fspor.2025.1592536